Interview / PBA Billiards Pro 강민구 & 스롱 피아비 "청주가 배출한 PBA 환상의 남매"

유진모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2 0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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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조용수 기자 
[Brilliant Billiards=유진모 기자] "환상의 콤비라고요? 환장하는 콤비죠. 푸하하" PBA 블루원리조트 블루원 엔젤스 소속 스롱 피아비(35, 캄보디아) 선수는 같은 팀 소속 강민구(42) 선수와 격의가 없어도 너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강민구의 고향이 충청북도 청주이고, 스롱이 2010년 김만식(63) 씨에게 시집온 곳도 청주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청주가 낳은 환상의 당구 남매이다.

-강 "가난이 계기' & 스롱 "남편이 은인"-지독한 노력파 닮은꼴
프로 캐롬 3쿠션 리그인 PBA TOUR에 나날이 팬의 수와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세상에 없는 당구'라는 슬로건에 가장 어울리는 팀 리그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팀 리그 경기 방식에는 개인전을 비롯해 동성 복식과 혼합 복식도 있는데 성적 여부를 떠나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림은 스롱과 강민구의 조합이다.

인쇄업자인 김만식 씨는 20살 어린 나이에 무연고에 생면부지의 사람들만 있는 곳으로 시집온 아내가 애처롭고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서 데려간 곳이 동네 당구 클럽. 물론 그 당시만 하더라도 어쩌면 '꼰대적' 발상이었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였다. 그녀는 잠재되어 있던 당구 능력을 폭발시켰고 엄청난 시간을 연습에 투자했다.
▲photo/ 조용수 기자
그럴 즈음 2015년께 당구 클럽에서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났다. 강민구의 집안은 부유했다. 그래서 별 어려움을 모른 채 자라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 고등학교 때는 댄스 동아리에도 들어갔다. 당시 당구 동호회에서 1위를 할 정도로 당구 실력이 뛰어났다. 대학은 성악 전공으로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그러면서 당구를 '끊어야겠다.'라고 결심했지만.

유학 중 아버지의 사업이 '쫄딱' 망하는 바람에 대학을 중퇴하고 귀국했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저도 모르게 다시 큐를 손에 쥐었다. 2019년 PBA가 출범했고, 드디어 기회를 잡은 듯했다. '텅장'에는 달랑 30만 원밖에 없었고 계속 빚만 늘어 수천만 원은 되었다. 당시 LPBA 선수이던 아내와 모텔 '달방'을 전전하다 결국 서로를 위해 헤어졌다.
▲photo/ 조용수 기자
그때 전 재산이 달방 보증금 100만 원에 첫 월세 30만 원. 강민구는 청주에서 스롱을 처음 만났을 때 주로 가르쳐 주는 쪽이었다. 현재도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도 배우고 있다. 당구 플레이 방법. 한국에서 사회생활과 인간관계 등을 현명하게 펼쳐 나가는 요령과 매너 등을 가르쳐 준다면 스롱으로부터 습관과 루틴 등을 겸손하게 배우고 있다.

"스롱은 무엇이든 꼼꼼하게 메모를 하는 습관이 있어요. 그런 점은 정말 본받을 만하죠.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엄청나게 사진을 찍어요. 그야말로 레코딩의 여왕이죠. 사진 촬영은 자신만의 취미 생활이긴 하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지나칠 정도여서 좀 말리는 편입니다. 한 번은 동료 선수 부모 초상 SNS에 자기 기사를 올렸기에 뭐라고 지적했어요."

이어 "물론 본심은 어떤 것인지 잘 안다. 다만 정서를 가르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롱의 별명은 보통 '캄보디아의 김연아'라고 알려져 있지만 자칭 천사라고 한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봉사이고 그다음이 천사이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으로 고국에 큰돈을 기부했고, 재학생 100명 규모의 초등학교가 건립되었다. 천사 맞다.
▲photo/ 조용수 기자
스롱은 사진에 대한 강민구의 지적에 "제가 여행을 아주 좋아해요. 대한민국에 온 지 15년 되었지만 아직도 못 가 본 곳이 많고, 갔더라도 제게는 이국적이잖아요. 그래서 눈으로 한 번, 사진으로 또 한 번 이렇게 남겨서 기록하는 거죠. 나이 많은 선배들이 "여행하면 남는 건 사진뿐이다."라고 이야기해 주시는데 그게 맞는 것 같아요."라며 소신을 밝힌다.

집은 충청남도 당진으로 이사했다. 비시즌 한국에서는 남편이 술을 마시고 스롱이 운전을 하는 편이지만 그리 흔하지 않다. 봉사 활동을 위해 스롱이 캄보디아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면 위치가 바뀐다. 남편은 매니저 겸 운전기사. 숙소는 호텔이다. 물론 식사는 거의 외식이다. 김치찌개, 삼계탕, 제육볶음 등 한식은 다 좋다.

웬만한 한식은 다 만들 줄 안다. 다 잘 먹지만 남편이 낚시로 잡은 물고기를 회로 떠 주면 정말 좋아한다. 강민구는 이혼의 아픔과 경제적 고통을 딛고 서서히 안정을 되찾고 있는 중이다. 많이 찾았다. 특히 새로운 사랑을 찾은 게 가장 큰 복이라 여긴다. 어릴 때 중국집 딸과 결혼하는 게 꿈이었을 만큼 중식을 좋아했는데 연인이 중국요리 관련 일을 한다.

 

▲photo/ 조용수 기자

-강 "이혼 아픔 딛고 새 연인 만나" 스롱 "캄보디아의 천사"
정처 없이 부유하는 삶을 살아왔기에 '집밥'을 최고의 음식으로 친다. 그래서 연인이 집에서 만들어 주는 가정식이 가장 좋은데 특히 콩나물국은 필수이다. 패션은 유명 브랜드가 아닌, 저가의 제품을 주로 인터넷을 통해 구매하는데 단 철칙이 있다. 신발만큼은 명품. 어릴 때 할머니가 해 주신 '좋은 신발을 신어야 나중에 좋은 데 간다.'라는 교훈 때문이다.

운동선수인 만큼 스니커즈 위주로 신는다. 스롱도 옷에 관해서만큼은 검소하다. "그런 데 쓸 돈 있으면 절약해서 캄보디아 아이들 학비에 보태 주어야죠. 저는 당구 선수이니까 딱 거기에 필요한 옷, 그리고 집에서 일상생활할 때 필요한 옷, 그런 것이면 됩니다." 김연아는 샤넬 앰배서더이다. 캄보디아의 유명 브랜드 스마테리아여, 스롱을 주목하라! 

▲photo/ 조용수 기자
강민구는 굉장히 개구쟁이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의외로 아주 차분하고 편안한 성격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말수도 적다. 그런데 의외로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관심이 크다. 과거에 가수의 꿈을 키웠기 때문일까? 발라드와 R&B 장르를 특히 좋아한다. 아직도 춤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만약 아버지의 사업이 탄탄했다면 가요계 판도를 바꾸었을까?

영화와 드라마도 매우 좋아한다. 한 번 빠지면 100번 이상은 본다. 그런 작품이 영화 '쇼생크 탈출', 드라마 '도깨비', '대행사' 등이다. 어떤 작품이든 한 번 보기 시작하면 4~5번씩은 본다. 당연히 넷플릭스 회원이고 '폭싹 속았수다'와 '광장'에 푹 빠졌다. 그는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박보검, 박해준)처럼 아주 선하고, 조용하며, 사랑에 진심인 듯하다.

지금까지 연인과 한 번도 싸운 일이 없다는 게 그 증거이다. 당연히 아이유를 좋아하고, 그 외에 이병헌, 소지섭, 공유, 김고은도 좋아한다. PBA 혼합 복식 선수로 훌륭한 호흡을 보여 주고 있는 두 사람은 난적으로 하나카드 하나페이 초클루-김가영과 NH농협 그린포스 김현우-김민아를 손꼽았다. 초클루와 김가영은 이번 개막전에서 함께 챔피언에 올랐다.
▲photo/ 조용수 기자
스롱은 "만만한 상대가 없다. 매 경기마다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라며 해도 해도 어려운 게 당구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접근성이 뛰어나고 날씨, 계절, 복장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게다가 엄청나게 재미있다."라고 자랑했다. 강민구는 골프를 배운 지 1년 되었다. 90점대를 유지한다. 182cm, 80kg의 건장한 체격이 도움이 된다.

강민구는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당구는 매번 이길 수 없어요. 게다가 선수이든, 아마추어이든 지려고 경기에 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스롱은 에너지가 지나치게 넘쳐서 논총을 받을 때도 있고, 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때도 있어요. 프라이드가 강한 것은 좋지만 모든 게 선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가끔 전화로 지적해요."라고 걱정했다.

스롱은 "오빠의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왠지 행복한 느낌이 들어요. 캄보디아의 친정 식구들이나 한국의 남편이 잘해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생판 남남인 오빠가 진짜 친동생처럼 야단도 치고, 위로도 하고 그러는 게 정말 감동적이거든요. 그런데 오빠는 제가 챙겨 주는 걸 귀찮아해요. 그것만 고쳤으면 좋겠어요."라고 강민구에게 당부했다.
▲photo/ 조용수 기자
강민구가 친한 선수는 다비드 사파타, 엄상필, 서현민, 고상운, 황형범, 강동궁 등이다. 스롱의 당구계 '절친'은 이유주와 김보라. 그녀는 "그 친구들이 제게 큰 도움이 됩니다. 오빠와는 또 다른 결이 있답니다. 서로 같이 이해해 주고, 조언도 해 주고 도움이 되는데 그게 오빠일 때와 이유주나 김보라일 때와는 사뭇 다르거든요. 오빠, 미안."이라고 말했다.

강민구도 스롱도 술은 별로 마시지 않는다. 스롱은 한때 김가영 킬러로 알려졌지만 최근 성적이 썩 좋지 못하다. 그것은 강민구도 마찬가지. 스롱은 요즘 대한민국 팬들의 응원에 원기를 회복 중이다. 강민구는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는 자신의 압박감과 선수 전체의 상향 평준화라고 결론을 내렸다.

당연하겠지만 개인적 우승, 오빠와 여동생의 동반 우승, 그리고 팀의 우승이 목표이다. 스롱은 고국의 더 많은 아이들에게 교육과 복지의 혜택을 주는 것과 더불어 '제2의 스롱'이 속속 배출되게끔 당구 인구가 느는 것이다. 강민구 역시 대한민국의 당구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동호인이 늘고 당구에 대한 긍정 마인드가 확산되는 것이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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